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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오리 조회수 969   등록일자 2001-06-04 01:54:53
브라질의 혁명적 교육학자인 파울로 프레이리는 교육을 크게 은행예금식 교육과 대화식 교육으로 나누고 은행예금식 교육을 다음과 같이 특징짓는다.

1. 교사는 가르치고 학생들은 가르침을 받는다.
2. 교사는 모든 것을 알고 학생들은 아무것도 모른다.
3. 교사는 생각하고 학생들은 생각의 대상이 된다.
4. 교사는 말하고 학생들은 얌전하게 듣는다.
5. 교사는 훈련시키고 학생들은 훈련받는다.
6. 교사는 선택하여 자신의 선택을 강요하고 학생들은 동의한다.
7. 교사는 행동하고 학생들은 교사의 행동을 통해서 행동한다는 환상을 갖는다.
8. 교사는 지식의 권위를 자신의 직업상의 권위와 혼돈하고 그 권위로써 학생들의 자유를 억압한다.
9. 교사는 학습과정의 주체이고 학생들은 단순히 객체일 뿐이다.

학원에서 아이들과 만난지 열흘이 조금 넘었고 나는 다시 대학시절 후배들과 학습하며 학습 자체의 방법론에 대하여 학습하기 위하여 읽게 되었던 파울로 프레이리의 "억눌린자를 위한 교육"의 부제가 붙은 "페다고지"를 읽게 되었다.

그러면서 그토록 열렬한 동감을 의미하는 붉은색 펜의 밑줄과 흥분으로 적어낸 감상의 메모를 이제 지금 그 현장에 있으면서도 막상 실천으로 드러내기 위한 노력에 이토록 불성실할 수 있는가 하는 점에 놀랐다.

때때로 교육은 그 교육의 내용이 관건이라기 보다는 어떻게 교육하고 있는가하는 점이 관건이기도 하다. 프레이리가 말하는 대화식 교육이란 A가 B를 '위해서' 혹은 A가 B에 '대해' 실시하는 것이 아니고, 세계- A, B 모두에게 의견과 견해를 불러 일으켜서 그들에게 감명을 주고 아울러 그들에게 도전하는 세계-를 매개체로 A가 B와 '더불어' 실천하는 교육이다.

다시 말해 참된 교육은 교사가 인식하는 어떤 현실을 학생에게 주입하여 학생이 그에 따라 행동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 교사와 제자가 교육현장에서 상호침투하고 상호전환하는 상황을 창조하는 순간을 목표로 한다.

내가 때론 이와같은 프레이리의 교육론이 이상이라고만 말하여지는 중등과정 1학년들과 함께 산맥과 하천을, 2학년들과 유럽의 절대왕정을, 3학년들과 기회비용이나 외부경제효과 등의 개념을 설명하면서, 그리고 고조선부터 줄줄이 엮어지는 왕의 이름을 외우는 국사를 공부하면서 어떻게 프레이리가 말한 대화식 교육을 구체화할 것인가로 귀결될때 나는 자신없다. 나는 그저 영서지방에 초여름까지의 가뭄을 유발하는 높새바람이 시험에 자주 출제된다고 협박할 뿐이다.

그러면서 다만 약간의 자존심으로 이 사회는 바뀌어야한다는 몇가지 나의 견해를 그들에게 "주입"할 뿐이다.

프레이리는 "대화와 반대화"에서 혁명을 논하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 혁명과정에서 친교를 부정하고, 민중들을 조직한다는 명목 아래, 혹은 혁명력을 강화하고 연합전선의 안정을 꾀한다는 미명으로 그들(민중)과의 대화를 회피하는 것은, 실제로는 일종의 '자유에 대한 공포'에서 비롯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런 짓은 민중들에 대한 믿음이 부족하거나 그들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생긴다. 그러나 만일 민중을 신뢰하지 못하면 해방을 위한 명분이 없어져 버린다. 이럴 경우에 혁명은 '민중을 위해서' 수행하는 것마저 되지 못하고 '지도자를 위해서 민중이 하는' 혁명이 되고 만다. 이것은 혁명의 철저한 자기부정이 아닐 수 없다.
혁명이란 민중을 위해서 지도자들이 수행하는 것도, 지도자들을 위해서 민중이 수행하는 것도 아니다. 양자가 굳건한 결속으로 함께 행동함으로써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 결속이 이루어지려면 지도자들이 민중들과의 겸허하고 애정 깊고 용기 있는 민남으로 그같은 결속을 민중들에게 입증해 보이는 길밖에 없다. 모든 사람이 다 이러한 만남을 가질 수 있는 충분한 용기를 갖추지는 못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그들을 굳건하게 만들어 주는 이 만남을 회피한다면 그들은 상대방을 단순한 대상물로 취급하는 결과가 된다. 생명을 양육해야 할 그들이 생명을 죽이고, 생명을 추구해야할 그들이 생명을 피해 달아나는 결과가 된다. 이런 것은 '억누르는자'의 근성들이다.

이번주부터는 평소 머릿속에 무엇이 들어있는 지 알수 없는 아이들과 그보다 더 오리무중인 그들의 학교 선생이 제출하는 기말고사문제를 예견하며 쪽집게 문제를 작성해야 한다. 프레이리고 지랄이고 애들이 학원에 안오면 끝장이고 애들이 학원에 오느냐 마느냐는 성적이 오르느냐 마느냐에 달렸으며 그것은 나의 밥줄이다.
지금 다른 논리로 틀을 새로 짤 것이 아니라면 나는 일단 "이거 시험에 꼭 나온다"고 협박할 참이다.

다만, 틈새를 보는 자에겐 빛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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