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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휴가
     
수박 조회수 1,069   등록일자 2001-08-03 10:45:16
지리산 골짜기 처형집에 묵고 있다.
남들은 열대야라 물 끼얹고 자느라 깨지만, 여기서는 밤이면 추워서 이불찾아 덥고 창문, 방문닫느라 깬다.

어제는 쌈박골이라는 깊은 골짜기 비탈진 산에 일군 4천여평 배추밭에 무시무시한 그라목손 이라는 제초제를 쳤다. 이 제초제는 한 번 입에 대기만 해도 1개월 이내 100% 치사율을 자랑하는 제초제다. 게다가 다른 제초제와 달리 해독제가 없어서 해독제 개발이 되지 않으면 이 제초제의 판매를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기도 했었고...레지던트 시절 용인세브란스 파견나가 있으면 심심치 않게 이 제조체를 마시고 죽어가는 사람을 지켜봐야 하곤 했다.

응급의학전문의 한 후배 녀석은 이 제초제병을 개조해 쉽게 들이마시지 못하도록 하는 뚜껑을 개발해 특허를 받았다고 얼마전에 모임게시판에 올려놓기도 했었다.

별 생각이 다 들었다.
무심히 약타고 뿌리고 하는 농부들...고통받으며 죽어가던 환자들도 떠오르고, ...
유기농산물 먹으면서, 유기농주말농장하면서, 풀이 자란 밭을 봐야 살아있는 땅이란 생각을 하고 살았는데... 풀 한포기 제대로 없는 밭을 보니 이게 살아 있는 밭인가 하는 생각도 들고...그런 생각하면서 약을 쳐야 하는 내 심사라...

메뚜기, 거미, 벌레, 새끼 청개구리들이 고랑에 약을 치는 내 발밑에 보일때마다 약 치는 손이 멈칫 멈칫 어쩔 줄 모른다. 이래선 안된다. 독하게 마음 먹어야지. 지금은 골고루 풀의 씨를 말려야 하는게 내 임무다. 그래도 자꾸 걸음이 빨라진다. 빨리 지나가면 약이 그나마 조금뿌려지니까.

이젠 투기가 되어버린 채소농사지만, 일단은 잘 키워놓아야 나중에 돈이라도 될텐데... 갈아엎을 때 갈아엎더라도. 안경을 벗어버렸다. 발 밑에 뭐가 있는지 잘 안보이니까 약을 치는 맘이 좀 편하다.

처형은 배추며 무우 싹이 아직 안올라온다고 걱정이다. 다시 심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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