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밭레츠 홈페이지에 오신것을 환영합니다 한밭레츠 홈페이지에 오신것을 환영합니다
 
처음으로 자주묻는질문 즐겨찾기추가
 
      
한밭레츠 홈페이지에 오신것을 환영합니다
품앗이소개 참여하려면
회원찾기 두루통장
 

너는 거기에.....
     
....... 조회수 983   등록일자 2001-09-28 00:29:55
그때 너는 거기 없었다
내가 이 세상의 가장 밑바닥에서 신음하고
꼴찌의 비애를 씹으며
일마다 죽을 쑤어
되는 것 하나 없이 참담했을 때,
너는 함께 있어 주지 않았다.

석달 치 밀린 월급을 못 받아
생라면 한 봉지로 하루를 버티고
버스표도 없이 오도가도 못할 때,
엄동설한에 싸아한 가스를 들이마시며
언 몸을 녹일 화덕에
갈아넣을 연탄 한장 없을 때
너는 나를 돌아보지 않았다.

삶의 터전이 송두리째 뿌리 뽑혀
비오는 길거리로 내어 몰리는
전쟁터 같은 철거민촌이나
우리 손으로 세운 노동조합을 지키자며
밤새워 악을 쓰고 노래 부르던
그 농성장에도
너는 코배기를 내밀지 않았다.

내가 이 시대의 아픔을 껴안고
목청껏 외치다가
무지막지한 군화발에 채이고 얻어 터지며
최루탄 가스에 눈물 흘릴 때,
서대문이나 안양, 혹은 광주의 붉은 벽돌집에서
손때 묻은 벽을 바라보며 썩는 세월,
숨막히는 외로움에 몸부림 칠 때
너는 나를 찾아주지 않았다.

빌라도의 뜰
그 엉터리 재판정에서
그들이 나를 묶어 사형을 선고하고
옷벗기고 침뱉고 욕하며 목조르고 때릴 때
너는 아무런 말도 없었다.

마지막 십자가 위에서
희미해진 나의 시선이
혹시나 싶어 아래를 휘둘러 보았을 때에도
너는 거기에 없었다.
...........


-서덕석 님의 시 '나는 너를 모른다'-
첨부 :
본 게시물의 저작권은 .......님에게 있으며,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이 글의 전부 또는 일부를 퍼가실 수 없습니다.
글의 내용을 인용하실 경우에는 반드시 출처와 저작권자를 명시하셔야만 합니다.
댓글댓글 : 0 스크랩 인쇄 목록 수정 삭제


 
한밭레츠 홈페이지에 오신것을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