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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잃은 양
     
회오리 조회수 962   등록일자 2001-09-06 09:15:38
마태복음 18:12-14

12 너희 생각에는 어떻겠느뇨 만일 어떤 사람이 양 일 백 마리가 있는데 그 중에 하나가 길을 잃었으면 그 아흔 아홉 마리를 산에 두고 가서 길 잃은 양을 찾지 않겠느냐 13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만일 찾으면 길을 잃지 아니한 아흔 아홉 마리보다 이것을 더 기뻐하리라 14 이와 같이 이 소자 중에 하나라도 잃어지는 것은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뜻이 아니니라

밤새 뒤척거렸습니다.
대개 그렇듯이 뾰족한 답이 생긴 것은 아닙니다.
길 잃은 양에 대한 성경 말씀이 생각났고 흔한 말로 '가는 사람 잡지 말고 오는 사람 막지 말라'는 말도 자꾸 되새겨졌습니다.

우리가 흔히 말할 때 '현실적인 것'에 대해서도 생각해보았습니다. 이를테면 학원 분위기라던가 학부모나 학생들이 말하는 이미지, 그리고 수업시간....누구보다도 우리의 중3 아이들.....

새침떼기 1학년 아이들에게 돈 있냐고 물어보는 그(녀)의 모습도 떠올랐고 쪼르륵 달려와 돈을 맡기던 아이들이 갖는 충분히 공감할 만한 두려움에 대해서 생각해보았습니다.

"선생님이 있는데 뭐가 걱정이냐?"고 큰소리쳤지만 정작 그들의 등하교길의 뒷골목을 따라다닐 수 없는 나로서는 장담만 할 수도 없는 문제라며 극단적인 상상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자신이 무척 약해져있구나 하고 생각하였습니다. 서둘러 99마리의 양을 단도리 해놓고 길 잃은 한마리의 양을 찾아나설만큼의 용기에 앞서 99마리의 양이 98마리 97마리가 될까봐 전전긍긍하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누군가를 선택하고 배제하는 상황이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노출된 상황에 대해서도 돌이켜보게 되었습니다. 요즘들어 강성발언을 자주 해온 저로서도 사실 목소리의 크기만큼 확신에 차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아이들이 학원에 등록할 때 더군다나 지금처럼 그렇지 않아도 어수선한 3학년에 새로운 아이들을 받을때는 좀더 신중해져야 하지 않았을까 생각해보았습니다. 나머지 아이들이 보고 느낄때, 선생님들이 학원생을 입맛에 따라 취사선택하는 모습이 교육적으로 좋다고 말할 수는 없을테니까요.

그러다 다시 생각합니다. 교육은 뭔 교육...뭐 학원강사가 별건가...다 그렇고 그런거지...

그런 생각끝에도 역시나 뭔가 두려워하는 제 자신을 봅니다.

무엇이 두려운 걸까?

역시나 돈으로 대변되는 현실이라는 이름의 고단함이 아니었겠습니까? 이렇게 한번 상상해보니 그러한 면이 있다고 인정해야 했는데, 그 상상이란....

만약 그 아이들을 받아들여서 3학년 수업분위기가 나빠져 인문계를 희망하는 아이들이 그에 성공하지 못하고 1학년 아이들은 어두운 뒷골목에서 학원에 무서운 언니들에게 린치를 당하고 그것이 소문이 나면?!!!!!

지금은 원장님부터 모든 선생님들이 학원을 어느정도 정상궤도에 올려놓아야 한다는 것에 전적으로 동의하고 개학 후 다시 아이들이 돌아오고 있어 다소 안심하면서도 더욱 분발하고 있는 상황...그게 꼭 누구를 위해서랄 것도 없이....

길게 잡아 2개월 남은 기간 그 아이들을 안전한 곳에 단도리해놓은 99마리의 양곁으로 돌려보낼 수 있을까?

그래 진정한 용기란 자신이 할 수 없는 일 앞에 할 수 없음을 인정하는 것은 아닐까?

뭐 사실 우리 중3이 꼭 99마리의 말 잘듣는 양인 것도 아니지요. 교복 입은 채 담배피고 다니고 아버지 병환을 팔아 술먹고 수업에 들어오고....

그래도 말입니다....
그래도 말입니다....

역시나 상상의 시작이 안좋은 결과를 미리 예상하는 습관은 좋은 것이라고 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뭐 늘 낙관적인 태도와 막연한 기대나 희망만으로 무모하게 덤볐다가 실패하는 것을 경험 어쩌구 하며 미화할 생각은 없습니다만....

그래도 웬지 기회조차 주지 않고 내쳐버린 것은 심한 것이 아니었을까?
더군다나 그들을 데려온 99마리 중의 여러 양이 우리가 변하는 모습을 보여줄테니 제발 기회를 달라고 매달리기까지 한 상황이라면...

만약 제가 그 내쳐진 아이들의 부모였다면, 아니 그 내쳐진 것이 저라면, 아무런 기회도 갖지 못한채 좀 까진 외모와 70점이 안되는 성적을 소유하고 있다는 것이 학원에서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유가 될까?

잠시 그 아이 속으로 들어가보았을때 이런 것이 었다면....

기분이 언짢아 자습실에 앉아있는데 1학년 아이들이 들어왔다. 웬지 서먹하기도 하고 버젓이 선생님한테 개기면서도 귀여움 받는 1학년 아이들을 보고 순간 심통이 나서 "돈 있냐?"고 물어봤을 뿐인데...그러면서도 스스로가 비참한 감정에 휩싸이지 않기 위해 이 근처에 다른 학원 없냐며 니밀댄 것 뿐인데...그 어린 것들은 경계하는 빛이 역력한 눈빛으로 자기를 슬금슬금 피하고....
역시나 어른들이란 그들이 꽉막힌 자신의 고집외에 아무런 이해심도 없이 이렇게 갈 곳 없는 나를 다시 길거리로 내모는구나 하고 생각하지는 않았을까?

그래도 그렇지.돈 있냐고는 왜 물어봐...그 외모를 하고...그러니 1학년 얼라들이 저 언니들 다니면 그만두겠다고 그러고....
이제 선생님들은 너희들을 안고가기에 발 딛고 선 땅이 순간 너무 쪼그라들어버렸어. 아무렴 너희를 선택하는 대신 말잘듣고 착한 99마리의 양들을 쫓아낼까? 바보 자충수야. 수학선생님 말대로 자기 무덤 자기가 판거야? 바보들 조금만 참지. 이제 막 선생님들이 다시 기회를 주는 쪽으로 의견을 몰고 가던 참이었는데...바보들....

바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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