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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시험에 나오는 것만...
     
회오리 조회수 1,074   등록일자 2001-12-17 20:19:45
오늘 2개반에서 똑같은 소리를 아이들에게 들었다.
1학년 C와 B
거기에 대한 나의 반응은 '수능'에 대한 핑계였다.
"수능은 교과서에 있는 것만 나오지는 않는단다"
그런면에서 수능은 확실히 진일보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게 되는 것인가?

성적으로 갈라놓고 아이들의 분발심을 기대하고 있다. 그 분발심에 경쟁심에 기초한다. 우열에 대한 평가와 그런 평가를 받게 되는 아이들이 갖게 되는 긴장감이 성적을 한 단계 상승시키게 될 것이라며...

아이들은 자신이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 호기심을 갖기는 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두려움을 갖는다.

성적이 좋은 아이들일수록 오히려 두려움이 크다. 성적이 좋지 못한 아이들은 스스로 생각하길 모르는 것이 원래 많다고 여기기 때문에 간혹 딴소리(?)를 해도 '또 모르는 소리군' 하게 되지만 성적이 좋은 아이들은 무엇이 교과서에 나오는 말이고 무엇이 아닌지 비교적 정확히 알고 있기 때문에 조금만 샛길로 빠져도 금새 눈치챈다.

모르는 소리에 왜 짜증이 나는가?

부담이기 때문이다. 기본적인 것만 기억하고 이해하려 해도 벅차다는 투정일 것이다.

아이들의 성적을 올리기 위하여 여러가지 조건이 있을 수 있다. 그 중에 말그대로 잘 가르치는 선생님의 역할은 참으로 중요하다. 도대체 어떤 것이 잘 가르치는 것인가에 대한 형이상학적 이야기는 복잡해지니까 관두고 일단 지극히 세속적으로 '좋은 성적을 획득하게 하는 것'이라고 간단히 정의하고 이야기를 풀어보자.


시험은 잘가르치는 선생님이 대신 봐줄수 있는게 아니고 보면 결국 아이들 스스로가 공부하지 않으면 잘가르치는 선생님이란 화중지병인 것이다. 그렇다면 잘 가르치는 선생님은 결국 아이들 스스로가 공부하도록 많드는 일일텐데...
쓰고보니 다 아는 이야기를 장황하게 설명했네...^^

그런면에서 군대에서 서열암기를 강요하던 군대고참을 따라갈 교사가 있을까? 그 100여명이 넘는 고참들의 명단을 서열대로 3일안에 다 외우게 만든다. 그것도 3일이 온전히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서열을 외우고 있다는 것을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해야 하고 결국 혼자서 화장실에 짱박혀 외워야 한다. 아주 짧은 시간임에도 웬만한 꼴통이 아니면 다 외우게 된다. 조금 늦더라도 대가리 몇 번 박으면 술술 나온다.

폭력에 대한 두려움이 그의 평소의 실력보다 월등하게 만든 것이다. 확실히 공포감은 사람을 강하게 만든다. 그러난 결국 그것은 무엇인가를 외우는 것에 대한 불쾌한 기억을 갖게 하고 공포감이 주어지지 않는다면 외우는 것 자체를 거부하게 만든다. 충분한 시간이 주어지는 병공통과제의 내용들은 간부들이 교육하는 것이라서 고참들이 나서지 않게 되고 그것은 제대할 때까지 공부해도 서열만큼 분명하지 않다.

자, 다시 교실로 들어가보면 뭐시가 어쩌고 저쩌고 열심히 준비해서 신나게 설명해도 다시 확인해보면 절망하기 일쑤일때가 많다. 수십한 반복한 내용이 시험문제에 그대로 출제가 되어도 아이들은 말한다." 선생님이 가르쳐 준 문제 별로 안 나왔어요"

지금껏 학원일을 하면서 3번의 시험을 보았고 이번 시험이 평균적으로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하였다. 첫번째 시험은 말그대로 장황한 설명이 많았고 (물론 말하기 좋아하는 나로서는 재밌는 시기였다.) 두번째 시험은 요점정리에 중점을 두어 반복하게 하였다.

세번째 시험은 음...이거 나만의 노하우 아닌가?^^
마지막 한 주를 내내 쪽지시험을 보았다. 냈던 문제를 또 내고 또 내고...그리고 마지막에 냈던 문제들을 프린트해서 나누어주었다.

확실히 선생님이 가르쳐 준 문제 어쩌고 하는 놈은 적어도 없었다. 증거가 있으니까...그리고 시험도 잘 봤다.

그러나..
인과응보라고...

이제 시험도 끝나고 적어도 내년 중간고사까지는 시간이 있는 관계로 가급적 샛길 발언을 많이 하기로 맘 먹고 수업에 들어간 순간 아이들로 부터 듣는 이야기가..

"선생님 딴 소리 그만하고 시험에 나오는 것만 말해주세요"

절망의 순간....
역시나 그게 필요하다. 그때부터 희망을 품게 되니까...
성적이 떨어져 열반으로 가게 될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은 단기간에 좋은 효과를 줄 것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그의 인생에 도움이 된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물론 그렇다고 그 반대라고 말하기도 힘들다. 좋은 성적으로 부터 오는 자신감을 얻는 일은 지금의 교육현실에선 아주 굉장한 것이니까..

그럼에도 그들이 뭔가 공부를 한다는 것을 지겹고 부담스러운 것으로 여기는 한, 지금껏 알거나 생각해보지 못했던 것에 대해 호기심보다는 두려움을 갖게 되는 한 우리가 교육을 통해 기대할 것은 많지 않을 것이다.

요즘은 그런 생각을 한다.
뭔가 돈 걱정안하고 색다른 교육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지금과 정반대로 하면 되는 것 아닌가 하고...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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