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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 깊은 배려
     
미네르바 조회수 927   등록일자 2002-01-12 22:14:50

◈ 연탄길 ◈ 음식점 출입문이 열리더니 한 여자 아이가 동생들을 데리고 들어왔다. 영철이 주문을 받기 위해 아이들 쪽으로 갔을 때 큰아이가 말했다. "아저씨, 자장면 두 개 주세요." "근데 언니는 왜 안 먹어?" "응, 점심 먹은 게 체했나 봐." "언니.....우리도 엄마 아빠가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저렇게 같이 저녁도 먹 구." 바로 그때 영선이 주방에서 급히 나왔다. 그녀는 한참동안 아이들 얼굴을 바라보 았다. "너 혹시 인혜 아니니? 인혜 맞지?" "네 맞는데요. 누구세요?" "엄마 친구야. 나 모르겠니? 영선이 아줌마. 한 동네에 살았었는데, 네가 어릴 때라서 기억이 잘 안 나는 모양이구나. 그나저나 엄마 아빠 없이 어떻게들 사니?" 그녀는 아이들의 얼굴을 어루만지고 있었다. "인정이도 이제 많이 컸구나." 그제야 아이들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졌다. "조금만 기다리고 있어. 아줌마가 맛있는 거 해다 줄게." 영선은 서둘러 주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잠시 후 자장면 세 그릇과 탕수육 한 접시를 내왔다. 아이들이 음식을 먹는 동안 그녀는 내내 아이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안녕히 계세요." "그래, 잘가라. 차 조심하구..... . 자장면 먹고 싶으면언제든지 와, 알았지?" "네....." 어두운 길을 총총히 걸어가는 아이들의 뒷모습이 처마 끝에 매달려 제 키를 키워 가는 고드름처럼 힘겨워 보였다. 아이들이 가고 난 뒤 영철은 영선에게 물었다. "누구네 집 애들이지? 나는 기억이 안 나는데." "사실은,나도 모르는 애들이에요. 엄마 아빠가 없는 아이들이라고 해서 무턱대고 음식을 그냥 주면 아이들이 상처받을지도 모르잖아요. 그래서 엄마 친구라고 하면 아이들이 또 올 수도 있고 해서....." "그런데 아이들 이름은 어떻게 알았어?" "아이들이 말하는 걸 들었어요. 주방 바로 앞이라 안에까지 다 들리던데요." "이름까지 알고 있어서 나는 진짜로 아는 줄 알았지." "오늘이 남동생 생일이었나 봐요. 자기는 먹고 싶어도 참으면서 동생들만 시켜주는 모습이 어찌나 안돼 보이던 지....." 영선의 눈에 맺혀 있는 눈물은 금방이라도 흘러내릴 것만 같았다. (산문집 "연탄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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