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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공화국 벤포스타-독후감
     
김성훈 조회수 1,282   등록일자 2001-03-22 16:43:42
어린시절 그런 상상을 많이 해봤다. 항상 명령면 내리고 금기만을 주는 어른들이 이세상에 없어지고 우리 어린아이들 끼리만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
원조교제, 자살사이트, 학교폭력...우리가 10대를 떠올릴 때 스쳐가는 단어이다. 이러한 문제가 그들이 여전히 어리고 철이 없기 때문인가?
헤수스 실바 멘데스 신부는 사회가 아이들을 동반자로 여기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아이들은 '너희들이 바라는게 무엇이냐?'는 질문을 미처 받아보지도 못한 채 일찌감치 불완전한 사회질서에 따라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실바 신부는 어린이들의 나라 벤포스타 공화국을 세웠다.

낡아빠진 짐차 한대가 알록달록한 현수막을 붙인 채 오렌세 거리 여기저기를 누비고 다녔다. 현수막에는 Tra-Pa-Bo-Cho라고 큼직한 글씨로 적여있다. 넝마, 종이,형, 소년들의 약자이다. 운전석에는 검은 가죽 점퍼 차림의 남자가 앉아 있고, 그 옆 자리에는 사내아이 다섯이 빼곡이 들어 앉아 있다.

위의 묘사는 1956년 실바신부가 어린이 나라(무차초스)를 세우기 위해 첫번째 시작한 일이 고물수집이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후 1972년 저자가 어린이공화국을 방문하였을 때 벤포스타 공화국은 어엿한 어린이들의 나라가 되어 있었다.
네 살부터의 어린이들이 유럽 전역에서 아프리카에서까지 모여들기 시작한다. 어린이 나라에서 운영하는 서커스단의 인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아이들이 자발성과 창조성을 신뢰하고 그들의 자치에 의해서 운영되는 공화국이 때문이기도 하다. 스스로 화폐를 만들고 시장과 각료를 선출하고 직접민주주의에 의하여 모든 공화국 내의 일을 처리하는 나라...이것은 어른들이 늘상 꿈꾸던 바로 그 세상이고 이것이 아이들의 힘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이다.
국경초소, 은행, 시청, 집회소, 도서관, 식당, 목각공예소, 침실, 회의실과 교회, 교실, 슈퍼마켓, 여가클럽, 전망대, 구두와 가죽제품공장, 전력공급소, 도기공장, 전기작업장, 호텔, 스낵바..등등. 더군다나 이 공화국의 주된 수입이 외부의 원조가 아니라 서커스단, 주유소, 인쇄소, 도기공장 등의 자체 생산시설에 의해 자급자족하고 상품화하여 유지되고 있다.
벤포스타는 학교는 수업을 공동체를 위한 활동으로 보기 때문에 학교 수업에 출석하는 대가로 돈(코로나)을 받는다. 학급의 규율은 교사의 문제가 아니라 학급공동체의 문제로 보고 학생들 스스로가 규율을 세워간다. 이때 교사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아이들이 자유로운 결정권을 되도록 제약하지 않는 것이다. 실바 신부 말한다. 좀더 나은 세상, 좀더 정의롭고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 수 있는 존재는 아이들뿐이라고. 따라서 그이는 아이들에게 새로운 사회 행동 방식을 연습시키고 학교에서 가르치는 지식을 가장 효과 높게 전달함으로써, 반드시 필요한 변화를 추구하는 일에 아이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아이들 손에 무기를 쥐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 아이들이 손수 집을 짓고 살면서 스스로 관리하는 어린이 나라를 세웠던 것이다. 이처럼 어린이 공화국은 피노키오 신드롬에 기댄 이상국가가 아니라 결국 어른이 될 수밖에 없는 어린이들이 잘못된 어른들에 기대지 않고 스스로의 의지로 삶을 영위하며 사회를 바르게 변혁시키기 위한 대안을 창조하는 진정한 학교인 셈이다.

누구나 그건 한낱 꿈이라고 생각할 때 그것을 고집스레 밀고나가 마침내 일구어 내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 중에 한사람이 어린이 공화국의 실바 신부인데, 실바신부는 '오물에 무릎이 빠지는 한이 있더라도' 현실을 아름답게 마주할 마음이 되어 있는 사람만이 꿈을 꿀 권리가 있다'고 말한다.

우리는 세상의 아이들,
손에 손을 잡고 하나 되어 나아가요.
전쟁은 삶을 어둡게 하는 것, 우리는 바라지 않으니까요,
그러니 하느님, 우리에게 전쟁 없는 승리를 주세요.
많은 이들에게 그 날 먹을 양식조차 주어지지 않아요,
배고픔과 싸워 이기에 해 주세요.
정신을 못 쓰게 만들고 우리의 노래를 멎게 하는
악덕과 싸워 이기게 해 주세요.
또한 기도하오니, 가난 속에서 살지 않아도 된다면
더 나아질 수 있는 많은 아이들을 불쌍히 여겨 주세요
하느님, 우리에게 평화를 주세요,
착한 마음을 가진 모든 이들에게 당신이 약속한 평화를.
세상의 모든 아이들이 우리처럼 손에 손을 잡을 수 있다면,
형제를 죽이는 범죄는 끝날 거예요.
세상의 모든 아이들이 우리처럼 느낄 수 있다면,
두려움도 절망도 없을 거예요.
세상의 모든 아이들이 우리처럼 기도하게 된다면,
이 세상은 평화와 사랑의 정신으로 가득 찰 거예요.
(벤포스타 공화국의 무챠초스 서커스단의 '평화의 사절'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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