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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의 진실을 찾아서 - 한겨레21에서 퍼옴
     
조회수 1,748   등록일자 2000-10-31 16:32:24
‘이기느냐, 지느냐.’

시종일관 그는 이것을 의식했다. 김규항과 최보은을 승복시키는 것이 국민을 승복시키는 길이라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그는 기회만 잡으면 장황하게 자신의 생각을 말했고, 김규항과 최보은이 할말을 잃으면 신이 나서 이렇게 이야기했다. “밀리네, 거봐 완전히 밀리네….” 한두번이 아니라 예닐곱번씩, 그 말로 그는 사람들의 배꼽을 쥐게 했다.

한나라당 박종웅(47) 의원. 물론 그를 게스트로 초대한 것은 한나라당의 일개 의원으로서가 아니다. 요즘 우울증 환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전직 대통령 YS의 가장 충실한 ‘입’으로서다. 많은 사람들은 궁금해 한다. 학벌도 좋고 실력도 있는 의원이, 왜 하필이면 YS를 따라다니면서 ‘꼴통’을 자처하는 것일까. 예상대로, 그는 인정하지 않았다. 그리고 6개월이나 1년 뒤 보자고 했다. 자신이 맞는지 틀리는지….


“YS를 능가하는 사람은 없었다”


김규항: 계룡산 교주들 있죠. 교주는 무학인데, 교인 중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들 보면 해외 명문대 박사 출신이라거나…. 그런 비유를 박 의원한테 하기도 합니다. 박 의원과 김영삼 전 대통령간에 어떤….

최보은: 동성애적 관계. (웃음)

김규항: 시쳇말로 똑똑한 분인데 왜 저렇게 됐을까. (웃음)

최보은: 똑똑하니까 동성애 하는 거 아닌가요? (웃음)

김규항: 박 의원께서 그런 말씀을 듣기도 했을 텐데.

박종웅: 듣기도 하는 게 아니라… 숱하게 듣죠. (웃음) 뭐 틀림없이 대학도 안 나왔을 끼다 그러기도 하고…. 제가 서울대 법대를 나왔지만 제가 모시는 분의 학벌이 저한테 빠지더라도… 물론 이분은 빠지지 않지만, 그렇다면 그분은 더 훌륭한 거지. 예를 들어 제갈량이가 유비를 모셨다 이러면 유비는 제갈량보다 더 훌륭한 사람이지. 그라고 아까 무학 뭐 그러시는데 YS 그분은 서울대학 나왔고… 그거는 김대중씨한테 어울리는 거지. (웃음) 교주로 한다면 김대중씨 그쪽 집단이 더 사교집단이지.

김규항: 학력은 중심이 아니구요. 박 의원께서 YS 보좌관을 자청하는 부분 이외에 다른 의정활동을 봐도 만만치 않은 분인데, 어떻게 그럴까 싶은 거죠.

박종웅: 한마디로 간단히 이야기하면 YS가 잘못 알려진 거지. 제가 정치권에 20년 이상 있으면서 정치인뿐만 아니라 석학이라든가 논객이라든가 많은 분들을 만나고 제 나름대로 그분들을 관찰해왔지만 YS를 능가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최보은: 앗, 저는 조금 능가하는데…. (웃음)

박종웅: 예를 들어 기억력에서도 그렇고 판단력에서도 그렇고 총체적으로 볼 때 그렇다는 거죠. 정치력에서도 제가 볼 때는 좀 알려진 정치인들하고 YS하고는 차원 자체가 다릅니다.

최보은: 주장은 얼마든지 가능한 거예요. 그런데 동의하지 않잖아요. 그렇게 생각을 안 하잖아요. 아무리 상도동 진영에서 언론이 편향됐다 해도 객관적으로 YS 때 개혁이 실패했다는 건 엄연한 사실이거든요. 김현철씨 부분도 엄연한 실정이고….

박종웅: 그거에 대해서도 할말이 많지만…. 다 아는 얘기지만 그분이 26살 때 국회의원이 됐습니다. 50년 동안 정치권에 몸담으면서 결국 대통령까지 지냈고… 머리가 나쁘다든지 또는 여러 가지 판단력이 잘못됐다든지 하면 50년 동안 어떻게 이렇게 해올 수 있겠습니까? 한 10년 20년 정도는 그럴 수 있다고 하더라도, 50년 동안 수천만 국민과 수십억 인구를 속여왔다면 그거는….

최보은: 잠깐만요. 그 대목에서는….

박종웅: 좀 밀리니까 당황하기 시작하네. (웃음)

최보은: 유머감각이 뛰어나시네. (웃음)

박종웅: 말도 막 끊고 이라네. (웃음)

최보은: 그건 논리적인 접근은 아닌 것 같아요. 일본 같은 경우를 보면 전근대적이고 봉건적인 패거리정치, 예를 들어 공천권 행사를 통해서 죽을 때까지 정치를 막전막후에서 하잖아요. 50년을 정계에서 있었다고 해서 그것이 능력의 탁월함에 대한 객관적인 방증은 안 된다고 보구요.

박종웅: 목숨걸고 싸우던 야당 시절부터 그만큼 공천권을 행사하면서 끌고 갈 수 있었다는 그 자체가 능력이죠. 대통령을 시험쳐서 뽑습니까? 소위 말하는 정치력 아닙니까? 그만큼 정치력이 있었다는 얘깁니다.

김규항: 인정을 다 합니다. 김영삼씨가 한국 현대사의 보수 정치인으로서는 탁월한 분이죠. 문제는 근래의 일입니다. 사람들이 보고 웃는 에피소드들 있죠. 지난번 고려대에서 김영삼씨가 그런 얘기 했던 게 기억납니다. 이게 다 김대중하고 김정일이 짜고 하는 거다. 배후가 있다. 고려대 총학생회를 두 사람이 조종한다든가….


DJ가 고려대 강연 못하게 압력 넣었다


박종웅: 거기에 대해 부연해서 이야기를 할게요. 지금보다 더 황당했던 거는, 지난해 5월에 YS가 DJ를 독재자라 그러니까 치매다 이거야. 그때 우리가 씹힌 거는 말도 몬합니다. 근데 시간이 지나니까 사람들이 수군수군수군… 독재라는 말이 맞는 거 같다, 이런 식으로 되기 시작해서 지난번 총선 때는 야당 국회의원들이 전부 벽보에 ‘독재냐 민주냐’ 이런 식으로 다 썼다구요. “YS 치매다” 이러던 사람들이 다 그 덕을…. YS 말을 인용하면서 이번 총선에 임했습니다. 요번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이길 수 있었던 것도 반DJ 감정 때문이에요. 반DJ 감정에 있어 야당이 한 게 뭐 있습니까? 결국 YS가 “독재자”라고 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박종웅 의원에겐 한이 많았나 보다. 쌓였던 이야기보따리가 그칠 줄 몰랐다.


박종웅: 그 다음 또 YS가 희화화된 대표적인 케이스가 뭐냐면 “김정일이 회장이라면 김대중이는 전무다”이라니까 사람들이 또 전부 다 띵해버렸다꼬. (웃음) 요즘 남북문제에 대해서 우려하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화두가 길게 갈 것 없어요. “전무” 딱 이라몬 알아들어요. 아 그 말이구나, 너무 끌려간다. 지금 이래되고 있습니다. 그 다음에 최근 노벨상 가치가 떨어졌다 그라니까… 이거는 뭔가 하면 치매의 정도를 넘어서서….

김규항: 치매의 완성. (웃음)

박종웅: 요즘 사람들이 노벨상 그게 문제가 있긴 있구나 이렇게 생각하잖아요. <뉴욕타임스>나 <아사히 마이니치>가 전부 YS 말 인용해갖고 노벨상 가치가 땅에 떨어졌다는 걸 보도했습니다. YS가 진실을 꿰뚫는 이야기를 해삐린 겁니다. 그래가꼬 YS가 뭐라 했습니까. 노벨평화상을 받았으면 왜 북한 인권에 대해서는 외면하고 있냐… 그러니까 사람들이 아 그 말도 맞구나…. 그리고 고려대에서 강연을 할 때 학생들이 YS한테 정치적 발언을 하면 즉각 퇴장하겠다고 이야길 했습니다. 그건 뭔가 하면… YS가 들어와서 할 이야기는 뻔하거든. DJ 욕하고 김정일 욕할 거라는 거 학생들이 알잖아요. 세상에 정치인이 와서 강의하는데 “정치적인 얘기하면 퇴장하겠다”는 게 말이 됩니까. 그럼 어디까지가 정치적 이야깁니까. 그런데 질문할 때는 얘들이 전부 정치적인 질문을 하는 기라. (웃음) 심지어는 “YS가 제일 밥맛없는 대통령이라는 인터넷 조사가 있는데 거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라고 즈그들 질문을 그리 하면서 YS보고 정치적 얘기는 하지 말라고… 하면 퇴장한다고 그래 공갈을 쳤어요.

김규항: 그럼 안 되죠. (웃음)

박종웅: 그러면 뭐냐… 결국 학생들이 일정부분은 김정일 입장에서 일정부분은 김대중 입장에서 하고 있는 것 아닙니까? 그러면 김정일이 김대중이 합작품이란 말이 틀렸습니까? 그래?

김규항: 그쪽에 유익을 준다고 해서 그쪽 입장이라고 볼 수는 없죠.

박종웅: 우리 이야기가 백프로 국민에게 동조나 호응은 못 받는다 하더라도 우리 나름대로는 진실을 이야기하고 있다… 일면의 진실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런 얘깁니다.

최보은: 아주 일면의 진실이죠.

김규항: <조선일보>에서 안티조선 운동 하는 사람들 보고 “이북하고 똑같다”는 식의 공격을 하는데, 고려대 학생들에 대한 김영삼씨의 발언도 굉장히 위험하고 무책임합니다.

박종웅: 저는 그리 생각 안 합니다. 두분이 모르는 펙트가 있습니다. 현 정권이 이 강의를 막기 위해 집요하게 간섭을 한 겁니다. 김대중이 직접 전화를 안 했더라도 현 정권이 이걸 막기 위해 엄청난 신경을 썼단 이야깁니다. 압력이 들어왔다는 이야깁니다.


클린턴도 김정일의 전무?


최보은: 이건 인터뷰가 아니고 쾌도난담인데, 혼자만 말씀하시면….

박종웅: 이 대 일 아닙니까. (웃음) 저는 인터뷰를 떠나 두분하고 저하고 붙어가지고 이기느냐 지느냐 하는 상황이에요. (웃음) 그라면 때깔 씌우는 것도 이기기 위해서 그런 거고…. 주사파들이 있는 건 엄연한 사실 아닙니까. 주사파들도 YS가 김정일이에 대해서 비난하니까 적극적으로 막아야겠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그라면 주사파하고 북한하고 연락이 있었느냐 없었느냐 하는 거는… 그걸 우리가 어떻게 증명합니까. 그러나 여러 가지 정황으로 볼 때 현 정권이 이걸 막기 위해 엄청난 압력을 넣은 겁니다. 그러면 우리가 김대중이가 지시했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거 아닙니까.

김규항: 전혀 그렇지 않죠.

최보은: 논리학적으로 성립이 안 되는 게, YS가 “DJ는 독재자”라고 했는데, 어떻게 반년 뒤 대자보에 “DJ는 독재자”라고 해서 그 주장이 맞는 걸로 성립이 되냔 말이죠. 클린턴이 북한 간다고 하는데 그럼 클린턴도 김정일의 전무인가요?

박종웅; 아니, 끌리간다는 거지. (웃음)


박종웅 의원은 그 근거를 끝없이 대기 시작했다. 정상회담이 북한쪽의 요구로 하루늦게 시작한 것으로부터 김대중-김정일 두 사람이 45분 동안 차 안에서 있을 때 국가 비상사태가 나면 어쩌냐는 것까지…. DJ가 김정일에게 무조건 휘둘린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한참 뒤 최보은이 말을 자르려 하자, 또 이렇게 말했다. “밀린다. 밀리네.”


최보은: 내가 어디로 밀려났어요? 다른쪽 입장에서 보면 대탐소실하는 것일 수 있어요. 박 의원께서 지적하신 문제들은 상당히 의전적이고 형식적인 문제일 수 있어요. 노벨상을 받으면 노벨상이 잘못된 거고, 클린턴이 북한 가면 클린턴도 잘못된 거고… 이런 논리의 연장선이라면 아셈에 와서 북한과 수교의사를 밝힌 온갖 나라들이 다 꼭두각시 춤을 추는 셈인데, 사실은 그렇게 국제정치라는 게 단순한 게 아니잖아요.

박종웅: 지금 최 기자님은 노벨상을 지고지순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모양인데….

최보은: 아니오. 지난호 <한겨레21> 안 읽어보셨구나.

박종웅: 노벨상 받은 달라이 라마도 지금 입국을 안 시켜주고 있어요. 그러면 노벨평화상이라는 게 아무것도 아니지. 똥이지, 똥. (웃음) 클린턴도 그렇죠. 클린턴이 하는 게 다 맞습니까. 밀리네, 계속 밀리네. (웃음)

최보은: 박 의원께서 계속 밀리고 계시는데요. 커피나 한잔 주세요.

김규항: 안 밀려도 계속 밀릴 수밖에 없어. 밀고 있다고 생각하니까. (웃음) 어떤 인터뷰를 보니까 YS가 이런 말을 했더라구요. 이인제씨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자기가 조화를 보냈는데 나중에 얘길 들으니 내 조화가 가장 가운데 있었다더라…. 김대중 조화를 가운데 놓고 내 건 밀려날 수도 있었는데 그렇게 한 거 보면 그 사람이 날 제대로 대하는 거 아니냐….

박종웅: 그것도 저희는 불만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천하에 YS란 사람이 꽃 하나 대우해줬다 해가지고 마음이 풀린 걸로 오도가 되고….

김규항: 그런 식의 말을 하기는 한 겁니까?

박종운: 그쪽에서 조화를 보내달라고 부탁을 한 거예요. 몇번 전화를 했단 말이에요. 그래서 보내주니까 자기들이 제일 좋은 데 놨다 하고 이래 된 거예요. 그러면서 한번 찾아뵙겠습니다 그러니까, 고맙다고 찾아오는데 안 만날 수 있겠습니까. YS 같은 사람이 50년 동안 사람장사만 했는데 조화 하나로 마음이 획 바뀌고 그럴 양반입니까? 김 주간님도 델꼬 있는 사람이 몇 안 있겠습니까?


코미디는 계산된 정치행위다


김규항: 저 혼잡니다. (웃음)

박종웅: 하다못해 가족은 있을 거 아닙니까.

김규항: 없습니다. (웃음)

박종웅: 뭐 애인이 있어도 안 있겠습니까.

김규항: 여자는 많아요. (웃음)

박종웅: 애인이 서너명 있어도 그 사람들 제대로 컨트롤하기가 안 힘듭니까. 안 그렇습니까. 서로 알까봐. 근데 50년 동안 사람장사만 했습니다. 눈빛만 봐도 저눔이 무슨 생각하는지, 찾아온 다음엔 저눔아가 무슨 말 하려고 찾아오는지 뻔히 다 아는데….

김규항: 김영삼씨가 그렇게 노련한 정치인이라면 인터뷰를 할 때 희화화되거나 불리하게 해석되는 것을 고려했어야 할 텐데 무슨 생각으로….

박종웅: 엄청나게 불리하게 작용한 거죠. 최 기자님은 어거지로 할라 하고 김 주간님은 진실을 찾으려고 하는 진지한 자세가 차이가 팍 나네. (웃음)

최보은: 완전히 박 의원의 독재에 신음하네. (웃음) 박 의원 말씀에 일면적인 진실은 있다고 생각해요. 대통령까지 지낸 사람이 그렇게 바보겠어요. 사실은 일련의 모든 발언이나 이런 것들이 정치9단답고, 박종웅 의원 같이 명석한 공보통의 협조에 힘입은, 말하자면 민주산악회를 정당으로 띄우기까지 대중의 눈앞에서 멀어지지 않으려는 노력은 아니겠는가 그런 생각이 들거든요.

박종웅: 최 기자님이 지금까지 한 말 중에서 맞는 말 딱 하나 한 것 같은데…. (웃음)

최보은: 억울해 죽겠어. 그건 독자의 판단에 맡기죠.

박종웅: 문제는 왜 그러느냐… 계산된 행동과 발언을 하는데 왜 하느냐 이기 중요한 거야. YS가 볼 때는 현 정권이 잘못하는 게 많고 남북관계가 잘못돼 가고 있고… 근데 남북문제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지적을 못하고 다들 겁먹고 있는 거라. 말 잘못했다가 김정일이한테 테러당하는 거 아닌가… YS가 대통령을 지낸 사람으로서 나라가 어떻게 잘못돼가고 있다는 걸 정확히 알고 있다면 그런 걸 지적해야 하고, 경우에 따라선 그런 걸 바로잡기 위해서 나서야 되고 그러려면 영향력을 가져야 되는 겁니다. 그리고 YS가 자꾸 말을 한다 그러는데 야당이나 언론이 그런 이야기를 해줘삐리면은 YS가 말할 여지가 없습니다.

최보은: 자청해서 개그맨이나 코미디 배우가 되는 측면이 분명히… 그것도 일종의 정치행위라는 거죠. 그죠?

박종웅: 개그맨이나 코미디언은… 밖에서 볼 때 그래 보일지 모르겠지만(웃음) 여기서 볼 땐 인터뷰하는 과정 속에서 중간에 쉬어가면서 분유깡통 같은 농담도 좀 하고 와이담도 좀 하고 이래 하는 긴데, 이건 가파른 산을 올라가면서 조금 쉬었다 한숨 돌리고 하는 건데 고거만 갖고 얘기를 해삐리니까, 참 힘들게 산을 올라가는 그거는 다 무시돼버리는 거지.

김규항: 개그맨으로 입지를 구축하는 과정과 정치인으로서 입지를 재구축하는 과정은 좀 다른데, 요즘 현황을 보면 대세는 좀 전자에 가깝지 않나… 어제 화가 홍성담 선생을 만났는데 요새 재밌어 죽겠다, 텔레비 볼 필요가 없대는 거야. YS 동정만 봐도 너무 재밌고. (웃음) 좋은 뜻이 있는 게 사실이라면 좀 조정이 필요하지 않겠어요? 다들 웃어버리는데… 무슨 말만 하면.

박종웅: 그럼 이래 합시다. 두분이 이 코너를 언제까지 맡을지 모르겠지만 빠르면 반년 늦으면 1년 뒤에 다시 한번 하겠다는 약속을 한다면 그때 가서 과연 어느 쪽 이야기가 옳은지 봅시다. 저는 제가 이야기하는 쪽으로 가게 될 거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김규항: 몇달 전 <신동아> 인터뷰를 봤는데, 김일성씨가 당신하고 정상회담하는 스트레스 때문에 죽었다는 얘길 했거든요. 그건 무슨….


김일성의 사인


박종웅: 이겁니다. 김일성이가 묘향산에 가서 죽었거든요. 김일성이 묘향산에 뭐하라 갔냐면 “YS가 포도주 좋아한다” 그러니까 묘향산 거기에 포도주 창고가 많이 있답니다. 포도주 모아놓은 창고에 갔을 때 어떤 포도주 줄 것인가… 포도주 찍으러 갔다가 거기서 쇼크로 죽었거든. 심장마비로. (웃음) 그러니까 그게 거짓말이요? (웃음) 진짜 그랬다니까. 내가 거짓말 어떻게 합니까?

김규항: 그게 포도주 고르다가 스트레스 받은 건지….

박종웅: 그러니까 YS를 잘 대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아 그러니까 포도주야 비서 시켜서 “좋은 거 골라놔라” 하면 되지 지가 묘향산 가가지고 포도주 고르다가 죽었다니까….

김규항: 글쎄 그렇다 해서 김영삼씨가 여기 앉아가지고 “나하고 만나는 스트레스 때문에 죽었다”고 말하는 건….

박종웅: 그 말이 맞잖아요. (웃음) 그 말이 어찌 틀리노. 이해가 안 가네.

김규항: 무슨 동네 복덕방에서 얘기하는 게 아니잖아요.

박종웅: 아, 그 말이 맞잖아요. (한참 폭소) 객관적으로 볼 때 그 말이 틀렸나고.

김규항: 지난번 YS쪽에서 김정일 반대 2천만명 서명운동 선언문을 보니까 극우적인 느낌이 많이 들던데요. 극우적인 면이 있다는 건 인정하시죠?

박종웅: 그런 측면이 있죠. 그거는 균형을 잡기 위해 너무 급진적으로 가니까 브레이크를 밟아야 되는데 너무 살짝 발만 갖다대선 이게 효과가 없는 기라. 장애물이 나타나니까 일단 큐브레이크를 밟는 거지.

김규항: 그래서 서명운동 어떻게 되고 있어요? 2천만이라 했는데….

박종웅: 1900만 정도 됐다, 지금. (웃음)

최보은: 현대정치에서는 정치행위의 많은 부분이 여론에 의존하고 있는데, 지금 DJ정권의 후임자가 가시권에 등장하지 않은 상태에서 레임덕으로 가는 타이밍을 포착하고 있는 건 아닌가요?

박종웅: 그렇죠. 일관되게 최 기자가 주장하는 거는 YS가 경우에 따라서는 코믹하게 해프닝성으로 가는 것 자체가 다 계산된 행동이고 그 계산의 목표가 뭐냐는 건데… 그렇게 본다면 그런 측면도 있을 수 있겠죠.

최보은: 개인적 질문을 하나 드리면, 박 의원께서 고향이 영남이 아니고 호남이었다면 동교동에 갔겠죠?

박종웅: 그랬을 수도 있겠죠.

최보은: 혹시 대권 야망 같은 것은….

박종웅: 지금 여론이 많이 돌고 있습니다. (웃음)

최보은: 박 의원을 청와대로….

박종웅: 밀리는 정도가 아니라 완전히 끝났다. (웃음) 저하고 한 시간 반 얘기해 보니까 “저 사람 깜이다”라는 생각이 들죠? (웃음)

김규항: 만약 6개월이나 1년 뒤 박 의원 생각과 반대로 밝혀지면….

박종웅: YS의 영향력은 완전히 없어지는 게 아니라 현저히 약화되죠. 그리고 저도 완전히 싱겁게 되는 기고.

최보은: 좀더 자극적인 용어로 “똥 된다”.

박종웅: 만약의 경우 YS를 모시고 이렇게 가다 잘못되면 저도 정치판 떠나야죠. 개인적으로는 더 좋을 수도 있어요. 저도 참 사실은 낭만주의자이기 때문에 하고 싶은 게 많거든요. 하지만 YS가 가는 길이 장기적으로 보면 대부분 맞을 거라고 믿고 있고….

최보은: 오늘의 결론.

박종웅: 완전히 두분이 밀렸다. (웃음) 박 의원 대변인이 두 사람 생겨삐린 거지.(웃음) 제가 YS 대변인 하고 오늘부터 두분이 부대변인 하기로 했다. (웃음)

최보은: 모든 코미디엔 이유가 있다!

고경태 기자 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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